이야기들 모음/생활이묻어나온이야기

스승의 날 쯤 풍경

sams51 2009. 3. 2. 23:24

올해도 스승의 날쯤

때가 되니 자스민이 피었어요.

그 가슴 설레이는 애잔한 보랏빛 꽃

어제, 그제 두어 송이 피어오르더니,

오늘은 안부 전화 오는듯 무리진 행렬입니다.

 

울타리 옆 둔덕을 따라 핀 흐드러진 찔레꽃 마중을 하고

애기똥풀꽃의 노란 환희를 어뤄주고

키큰 엉겅퀴가 자주보라빛 고갤내밀어 눈맞춤을 했네요.

 

노랑, 보라빛 붓꽃이 다북하게 솟았고

푸짐한 불두화가 가지를 흔들고

층층나무 꽃이 한발 물러서니 아까시꽃이 주변을 에두릅니다.

 

뽕나뭇잎 사이로 오디가 푸르게 숨어있지요.

검은보라로 익으면,

촉촉한 송이를 혀에 올려놓아 검붉게 물드릴 겁니다.

 

공기는 맑고, 햇빛은 환하니

싱그러운 초여름 문턱에서 

시골의 고요로움에 시간이 저~만큼 물러섰습니다.    

 

 어느 봄날에

제자님들 전화에 밭데리표시는

가느다란 선만 하나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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