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이야기 담임 이야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그러고 보면, 나와 우리 반 친구들과는 보통 인연은 아닌가 보다. 우리 반처럼 "자기 표현력"이 뛰어난 얘들도 보기 드물다. 조회, 종례 시간이고, 수업시간이고 참 생각이 많고 의견이 많다. 담임인 내 대신 훈화를 다 하고. 마흔 여섯 마리의 .. 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2014.02.18
가을날 가을날 운동장 모서리에 우람하게 선 느티나무. 그동안 온갖 새들을 불러 모아 고운 재잘거림을 아우르다 기어오르는 개미에 간지럼증으로 솨~르르 몸을 틀고, 산계곡의 구비구비섶을 훓고 後里 높은 嶺을 넘어가기 전 느티잎새에서 쉼질을 하려 잠시 감겨 얹혀 햇살과 .. 가끔은 느.. 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2014.02.18
정년 퇴임사 정년 퇴임사 제게 2013년 8월 31일 오늘은 슬픈 이별이 아닌 행복한 졸업식과 새로운 출발의 날입니다. 저는 오늘 저의 정년퇴임이 감사하며 너무 행복합니다. 1976년 6월 ROTC육군중위로 군 제대 후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해 9월1일 저의 모교인 서울 수도공업고등학교에서 교직.. 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2014.02.18
회 식 회 식 2008년 6월 한계령 같은 구비구비 꼬불길(송우리에서~고모리길)을 달려서... 여름에 그 좋다는 보신음식전문음식점-"전원" 못먹는 백세주를 단숨에 한 컵 쭈욱~ㅋㅋㅋ 몸은 흔들리고, 속이 울렁대는데,...ㅋㅋㅋ 아주 괜찮은 우리선생님들,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건배를 외치고.. 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2014.02.18
호 박 호 박 2002년 5월28일 햇볓이 따끈한 장날 저쪽 한곳에서, 팔기 시작한지가 몇 날 되어 선가 아님 관리 잘못인가 누우런 잎을 한 호박 모종 몇개가 초라한 모습으로 있기에 '아저씨 이거 둥근호박 이예요?'했더니 '예!' 한다. 다시한번 '아저씨 덩쿨 길게 늘어나서 동그란 호박, 늙은 호박 .. 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2014.02.18
초 여름날에 초 여름날에 어느 늦은 봄날에 송우리에서 올해도 때가 되니 자스민이 피었어요. 그 가슴 설레이는 애잔한 보랏빛 꽃 어제, 그제 두어 송이 피어오르더니, 오늘은 무리진 행렬입니다. 울타리 옆 둔덕을 따라 핀 흐드러진 찔레꽃 마중을 하고 애기똥풀꽃의 노란 환희를 어뤄주고 키큰 엉겅.. 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2014.02.18
우리반 애 우리반 애 3월 달 제일 먼저 내 눈에 들어온 '반정기'. 그 모습이 어찌 그리 우락부락하여 겁나게 보이는 지.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오자마자 책가방을 소리 나게 던져놓고 책상에 좍~ 퍼져 엎드리면 감히 누구도 깨우면 안 되는 겁니다 (원 이런 경우가 있나..ᄍᄍ). 지각은 또 어떤가.. 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2014.02.18
명성산에 올라 명성산에 올라 2003.10 그 옛날 후삼국역사의 숨결이 깃든 곳 명성산 책 바위 질곡의 순간을 꼭꼭 여미어 산속 틈새에 채곡채곡 찔러놓은 채, 계곡물 흐르는 줄기에 하늘과 구름을 띄우고, 모난 돌멩이 바람모아 마모시키는 긴 시간을 불러, 이제는 그냥 아름다운 산세 속에 '사람'을 불러 .. 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2014.02.18
교정일기-한가함이 교정일기-한가함이 2005.04.12 아침녘부터 햇빛이 비치는 곳에는 덥지만, 그늘이 있는 곳에는 바람이 불어와서 시원하다. 교무실에도, 복도도, 창문들을 죄다 열어 놓아서 바람이 간간이 불어 들어오는데, 개 짖는 소리 들리는 것도 한가로움을 더욱 느끼게 해준다. 바람이 살랑 살랑 불고, .. 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2014.02.18
교정 일기3 교정일기3 2009.9 雨煙이 산허리까지 자욱하게 실려있는 왕방산자락 송우리마을. 물을 먹어 한결 싱싱한 짙푸른 계곡을 내려다보며 구비구비 고갯길을 달리다 보면, 좀전에 빠져나온 질주하는 道心을 말끔히 벗어내고 송우리 주민이 되어 교문을 들어섭니다. 내 책상 서랍 속에는 '모시풀.. 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2014.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