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우리반 애

sams51 2014. 2. 18. 22:49

우리반 애

3월 달

제일 먼저 내 눈에 들어온 '반정기'.

그 모습이 어찌 그리 우락부락하여 겁나게 보이는 지.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오자마자 책가방을 소리 나게 던져놓고

책상에 좍~ 퍼져 엎드리면

감히 누구도 깨우면 안 되는 겁니다

(원 이런 경우가 있나..ᄍᄍ).

 

지각은 또 어떤가요?

(단골이지요)

우선 체격으로 밀리니까 미루고 별러서

'운명의 날'을 잡고선,

마주앉은 후 10분쯤을 아주 기분 좋은 미소(?)를 띄고

바라보고만 있었더니,

눈과 어깨에 힘주고 앉아있던 정기가

"왜 그러는데요"

 

"네 고릴라 같은 손바닥과 내 손바닥 좀 대 볼려구"

픽 웃으며 내미는 솥뚜껑만한 손을 양손으로 잡고 토닥거리며 또 웃었지요.

"정기야, 네가 왜 지각을 해야 하는 지를 이 예쁜 공책에 한번 적어볼래?"

"그냥, 네 마음가는대로 한 두어줄 써봐"

그 애 반정기가 쓴 한 줄입니다.

 

<바매 느깨 자니까 몬 니러 나요>

 

아녀ᄋ이 게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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