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물끄러미 바라보시는 시선을 뒤로 한채 난 부엌에 돌아와 엄마 드실거 이것 저것 만들지요.
찌개 끓이고 김치 썰어 놓고 특히 노인 양반이라 씽크대를 아주 지저분하게 만드시지요.
분홍빛 나는 용기에 뿌우연 물감 같은 용액을 듬뿍 부어 수세미로 싸악싹 닦아 내지만 금새 엄마의 손길이 지나면 지져분해 오지요
그러구 렌지 불꽃나오는 근방은 항상 얼룩이 져있지요.
국을 뎁히시다가 언제나 끓는 국물을 넘기시지요..
그래도 그건 다행이예요.
냄비에 담긴 국이랑 찌게를 잡수시지도 않으면서 쉰다고 가스 불을 켜놓시고는 방에 들어가셔서 잠시 눈좀 붙이시다가는 주무시는거지요.
아주 가끔 우리짐은 곰잡는 냄새로 아무리 추운날에도 곤혹을 치루어야 합니다.
개스렌지가 온도 감지를 해서 차단 되는거가 있으면 참 좋겠어요. 위험하니까.
언제나 먹을것이 -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윤기난는 흰 쌀밥) - 풍족해 하시라고 항상 전기 밥솥에 밥을 해 놓는데 우리엄마는 항상 그안에 무언가 넣어 놓으시지요.
요즘은 컵에다 물가득 담아 잘 넣으시느데, 아마 날씨가 추워서 찬물이 싫으신가봐요.
따뜻한 물은 정수기에서 잡수시면 되는데..
그 밥 솥을 마치 요술 방망이로 알고 계시지요.
불을 지피지않아도 그 안은 항상 따뜻하니까....,
우리집 밥솥은 항상 푸짐하지요.., 떡두있구요, 가끔은 병도 그안에 들어가요..
음료수 병이지요.
울엄마는 병에 들은건 모두 쌍화탕으로 알고 계세요..
감기 기운이 있으실때는 언제나 그 박카스 병이 얌전하게 들어가 있어요..
호박 삶은거, 커다란 냉면그릇에 가득 담긴 국을 담은 국 그릇이랑....,
근데 그게 어디예요.
우리 엄마 살아 계신 거 잖아요.
밭솥에 넣어 놓을거 다 넣어놓으시고 부엌에서 할 일이 없으시다 싶으면 언제나 돗보기 안경을 쓰시고 커어다란 성경책을 펼치시지만 금새 얼굴을 성경책에 묻으시지요.
하나님 만나시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