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엄만 툭 하면, 뭔가 비위에 안 맞으면, 기저귀 안 찬다고 시위했었지?
엄만 뭔가 삐딱했을 때 기저귀를 안 차는 걸로 데모를 했지만
번번이 그 의사는 꺾였지?
미안해 엄마.
엄마의 상태가 그걸 뺄 수가 없어서였어.
엄만 기저귀 차는 거 무지 자존심 상해했었는데,
나 다 알고 있었어,
엄마가 그런 줄.
자식이지만 그래도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어서
무척 부끄럽고 자존심 상해하는 줄 알고 있었어.
그래도 어떻게 해?
자식이 나니까, 엄마 기저귀 바꿔주지.
간병인은 돈으로 하는 거구.
엄마! 누가 엄마 엉덩이 씻겨 준담?
내가 엄마 자식이니까 해주지.
엄마 부끄러워 안 해도 돼.
소변이 마려워도 곤하게 자는 나를 깨우지 못해서
배가 아플 정도로 참았었고,
그게 지나쳤을 때 할 수 없이 일을 저지르고 내게 무척 미안해했었는데,
지금도 새벽에 세 시간이나 청소했었던 기억들이 생생해.
그 날은 밤을 꼬박 새웠었어.
엄만 내가 청소할 동안 내게 미안해서 숨도 죽이고 누워있었지?
엄마!
미안해 조용히 엄마에게 들리지 않도록 청소했었어야 되는데.
근데 그게 어디 그리 된담?
아무리 기저귀를 차도 이부자리 빨리 바꿔야 보송보송할 것 같아서 그랬었지.
대신 엄마는 온 몸이 정말 깨끗했었거든,
그게 어디야!
짓무르면 얼마나 아프고 고생 했을 텐데.
간병 아줌마도 처음 보고 놀랐잖아?
‘긴 병 앓고 있는 사람 같지 않다고’
외삼촌도 엄마보고 깨끗하고 얼굴색도 좋아 보여서 환자 같지 않다고 했잖아?
가시는 날도 그렇게 고우셨잖아?
엄마 우리 이제 점심시간이다.
나 밥 먹으러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