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울음
비는 오시는데 왠지 울고만 싶은 날입니다.
비가 온다고 날씨 탓이라고요?
오십이 훨씬 넘은 나이에 무슨....
지난 토요일 오후에는 싫건 울었습니다.
베란다에 혼자 쭈그리고 앉아 한 동안 훌쩍였습니다.
목이 멨어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습니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어머니께서
참외 한 개를 반을 잘라서 숟가락이랑 드리면
그 나마 닥닥 긁어서 잇몸으로 우물우물하시다가는
엉겁결에 넘기시기 도하고 아님, 큰 조각은 뱉어내시기도 하셨는데..
이젠 주스로 갈아 숟갈로 떠너어드려야 넘기기를 하시니.....
그게 서러웠을까요? 그게 안타까웠을까요?
자식 앞에서 옷은 모두 벗어버리시고 기저귀만 차고 계시는...
그런 어머니가 측은해서일까요?
온몸이 쉬랑 범벅이 되어 누워 계신걸보면서 안쓰러웠을까요?
자식이 되어 어머니 불편하지 않게 모시려는 효도하는 마음보다는
'이제 아버지 곁으로 가셔야 되지 않나'
슬그머니 그런 마음을 갖는 내가 미워
뒷방 베란다에 나가서 한없이 울어보았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기 어렵다고.....
어머니께서 안계시면 나 편히 살겠다는 욕심이...
그 욕심이 드는 내가 미워 한없이 울었습니다...
참 부끄러운 울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