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정년 퇴임사

sams51 2014. 2. 18. 22:55

정년 퇴임사

 

제게 2013831일 오늘은 슬픈 이별이 아닌 행복한 졸업식과 새로운 출발의 날입니다. 저는 오늘 저의 정년퇴임이 감사하며 너무 행복합니다. 19766ROTC육군중위로 군 제대 후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해 91일 저의 모교인 서울 수도공업고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해 19783월 공립학교인 의정부공업고등학교에서 마지막 퇴임교인 동구중학교까지 약37년을 교직에서 학생들과 함께 하고, 이제 영광스럽게도 여러분에게 퇴임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교직에 발을 내딛을 때 교사는 믿음과 존경을 받는 직업이었음에는 분명하였습니다만. 그간에 세월이 많이 흘러 이제는 교직이 존경이 아니라 가끔씩 도마 위에 올려 비판받는 자리가 되어버리기도 하여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만. 온 세상이 변하는데 교직만 변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하지만 좀 더 노력하였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환경을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을 해보기도 합니다.

제가 교직에 있으면서 가장 큰 즐거움이라면 먼저 가르치면서 배우는 즐거움이었습니다.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간 제가 교사로 살면서 지키려고 노력한 것 중 하나가 개인연수(교육)였습니다. 나의 전공교과전자는 자고나면 새로워지는 신학문으로 나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학생들 앞에 설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방학엔 컴퓨터 학원, 또 율곡교원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았으며, 특히 1994년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컴퓨터 연수에 선발되어 배운 컴퓨터교육은 나의 교직생활의 큰 행운으로 인생의 깨달음과 교직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한 공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기능사자격증취득과기능올림픽금메달을 위한 연습을 하며 학생들과 함께 특별한 준비를 하고,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나의젊음을 보낸 것은 큰 즐거움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커다란 즐거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누구나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만, 나의 직업이 학생들을 잠시 3년만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고, 학생들의 평생을 책임져야한다는 마음에서, 학교생활이 어렵고 내가 힘들고 불이익이 있다하더라도, 단 한명의 장래가 달려있는 것이라면 내가 감수해야 되며, 내 잣대 안에 들어야하고, 그래서 불량학생으로 어찌 처리 할 수 없는 아이라고 단정되어지더라도 그 학생은 내가 그의 인생을 도와줘야하는 교사가 아닌가? 라는 마음에서 학생과 함께 하려 노력하고, 겸손과 배려의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내가 국가에 헌신하고 봉사한 것이 아니고, 내가 국가로부터 더 큰 혜택을 받으며 살아왔으니 얼마나 국가가 감사하고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부자란 많이 가진 사람, 또는 더 이상 가질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 하는데, 제가 더 이상 가질 필요가 없이 가진 것을 사랑하며, 즐기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비로소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 자유인으로서 저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다는 행복감을 갖으며 여유 있는 삶을 갖고 져 합니다.

누군가사람이 언제부터 늙는가?”라는 질문에호기심이 없어질 때부터라 했으니 저도 늘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산을 오를 때 정상을 고집하지 않고, 이제는 주변의 식물과 함께 심호흡하며 경치와 삼림욕을 즐기며, 과정을 즐기는 생활을 하려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언제라도 산을 내려오는 큰 지혜를 갖으려합니다.

지금 저에게는 퇴임은 마감이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요, 새로운 것에 도전이며, 새로운 꿈입니다.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교직원들께 정년퇴임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그 가정 위에 건강과 행복이 항상 가득 하시기를 하나님께 기원합니다.

 

 

2013831일 동구중학교교장 김 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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