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모음/생활이묻어나온이야기

도봉산 우이암에서 자운봉 산행기

sams51 2011. 8. 4. 21:35

도봉산 우이암에서 자운봉 산행기

 

서울 하고도 북쪽에 자리잡은 도봉산
우이암 계곡 산자락에 온갖 나무들이 주어진 대로의 제 몫의 삶을 해를 이어가며
고스란히 살아내는 모습을 봅니다.

 

산 자락 자락마다 천년의 바위가 바위옷의 더께밑에 풍상의 가슴앓이를 차곡차곡 접어 품고서
의연히 서리고 있는 우이암 침묵의 방과 함께 나의 의지를 가늠해봅니다,

 

가녀린 꽃무리로 피어올라,
잎새와의 만남에 절절한 숨결을 모았어도,
끝내는 엇갈린 앉음새에 멍울멍울 한(恨)을 안고
스러지는 상사화(산무릇 꽃)처럼 내 황혼의 인생을 담아봅니다,

 

원도봉산 하늘과 수락산중턱의 달과 불암산 정상의 별과 구름,
내 귀가를 스치는 바람,
이름 모를 작은 새가 주절대고,
산울림이 토해놓은 아득한 여운까지 내마음을 감싸줍니다.

 

오롯이 모아서 애틋한 한 방울 동그란 마음으로
돌돌말아 나뭇잎에 올라 앉은 이슬은,
금빛 햇살과 반짝이는 순간의 사랑을 끝내 놓치고
스러져 가는 무상감에 빠져 봅니다.

 

우리가 호들갑스럽게 사계절의 산색과 우이암 계곡 산세에 찬탄을 연발해 대도,
자랑을 앞세움이 없는 순리의 섭리가 조용히 흐르고 있는 이곳 서울 하고도 북쪽
북한산과 도봉산을 좌우로 벌려진 우이암 계곡에.
상서로움이 어린 산섶에 터를 내린 원통사 산사(山寺)를 오가는 의지의 고행길에서
스스로를 시험하는 그분들의 마음을 오늘 아침 어림해 봅니다.

맑고 고운 아침의 햇살이 참 따사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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