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울타리 둘레로 밤나무가 둘러서서,
뽀얀 흰꽃을 나무 가득 너울처럼 둘러쓰고서,
아침 신새벽에는 안개와 버무려지고
해거름에는 땅거미의 등을 타고 헤짚더니,
오늘은 밤꾳 향이 빗줄기에 털려서
교정 가득 잔디 위에 투명하게 넘실대는 데,
하염없는 은실비는 녹음의 짙은 빛까지 선명하게 돋우며
초여름의 산골마을을 고즈녘하게 눕힙니다.
..교정 텃밭에서 빗물에 살아난 상추와 매콤한 겨자잎을 뜯어
충청도식 강된장을 맛나게 끓여 얹어서 먹으면
부러울게 뭐 있겠어요.
...비가 곱게 오네요.
그리고, 방학이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