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모음/나의 이야기

교정일기-한가함이

sams51 2014. 2. 18. 22:45

 

교정일기-한가함이

2005.04.12

아침녘부터 햇빛이 비치는 곳에는 덥지만,

그늘이 있는 곳에는 바람이 불어와서 시원하다.

 

교무실에도, 복도도, 창문들을 죄다 열어 놓아서

바람이 간간이 불어 들어오는데,

개 짖는 소리 들리는 것도 한가로움을 더욱 느끼게 해준다.

 

바람이 살랑 살랑 불고, 따사한 내음이 묻어난다.

그래서 봄이 왔다! 그래서 봄바람이 분다!

그래서 나는 봄바람이 난 듯싶다!

 

내일이 선거라서 놀고, 날씨는 화창하다!

따뜻한 봄바람 속에도 찬 기운이 있어서 인지,

간간이 기침이 난다.

 

슬립퍼 탓인지, 봄이라서 밭에서 들어오는 냄새인가?

, 발 냄새 비슷한 냄새가 들어온다.

학교 뒤에 있는 축사에서,

불어오는 바람결에 묻어오는 냄새인지도 모르겠다.

 

복도 쪽을 보니 학생한명이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냥 내 맘대로 집에 가라고 했다.

수업도 끝났고, 학생들도 죄다 집에 가고 없는데,

 

마대로 바닥 닦다가 내가 가라고 하니까,

무지 좋아하며 달려 나갔다.

버스 도착 5분전이니까,

운동장을 가로 질러 뛰어야지만 된다.

내가 봐도 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든다.

뛰어 가는 뒷모습이, 즐거워하고 행복해 보여서 내 마음도 흐뭇했다!

 

 

교정일기 - 벨소리

2006.03

체육선생님 잠바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이 계속 시끄럽게 떠들어 대고 있는데,

책상 위에 놓여 있어야지 대거리를 해 주지,

예를 들면, 흔히 하는 말,

"체육부장님 휴대폰입니다, 지금 수업 중이십니다" 라든가.

할 수 없지 뭐!

휴대폰 음악을 시끄러워도 감상하는 수밖에,

 

진동으로 해 놓고 나갈 것이지,

또 울린다! 언제까지 울리냐,

심란하다.

쉬는 시간 없이 연속 두 시간 수업이니까

계속 그 음악을 몇 번은 더 들어야 될 거 같다.

해가 뉘엿뉘엿 서편 산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점심 무렵의 그 햇살하고 강도가 다르다.

그래도 아직,

창문을 닫고 싶지 않다.

 

제과 제빵 반에서 끝나면,

과자나 빵 한 조각쯤 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 해 본다.

하긴 가게에 그런 거 진열되어 있다면,

난 절대로 안 사먹을꺼다.

 

그런데도, 은근히 기다려지고,

접시에 있는 거를 하나쯤은 더 먹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역시, 꽁짜라서 인가 보다. 나두 웃긴다!

봄이다! 봄바람이 분다!

어디 가고 싶지만, 벚꽃 구경하러 "하동 섬진강"도 가보고 싶고.

! 좌우지간에 그렇다!

 

전라도는 좀 멀다.

적어도 하루 밤은 자야 되는데.

그게 참 그렇다!

잠자리 바뀌는 게 좀 그렇다.

잠자리가 좀 꾸무레 한게.

그래서 자는 거가 꺼려지고,

그래서 결국은 못가고 만다.

그래도 "하동 섬진강" 기슭의 벚꽃 놀이 가고 싶다.

갔으면 참! 좋겠다!

 

눈치로 보니.

접시에 빵 가지고 온 거 같다!

먹어야지

!

빵이 아니라 삶은 계란이네,

할 수 없지 뭐!

먹어야지!

 

신규 과학 선생님이 열어 놓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 봄바람 너무 좋다"

맞다!

나랑 똑 같다!

 

방금 삶은 게란 하나를 먹었다.

뜨거워서 간신히,

아주 열심히 안 벗겨지는 껍질을 벗겨서 먹었다.

오븐에 구웠단다.

그래서 더 뜨겁다고 한다.

 

단무지 휴대폰이 또 울려댔다.

그래도 할 수 없이 들어야 된다.

 

내일 모레 약식 장학 준비하느라,

사회 선생님이 꽤 열심히 하고 있다.

 

과자 구운 거가 가사실에서 또 올라 와서 두 개를 집어서 먹었다.

살찌겠다.